발언대

발언대 글보기, 각항목은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내용으로 구분됨
분할은 로맨스, 통합은 불륜?
작성자	충*******	작성일	2005.08.10.	조회수	1693
첨부	조회된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분할은 로맨스,청주.청원 통합은 불륜이란 말인가 8일 오후2시 도청정문에서 있었던 청주청원하나되기운동본부는 ‘주민투표사수를 위한 대표자 결의대회’에서 “충북도와 도의회는 지역분열 획책하는 비열한 정치놀음을 즉각 중단하고 조속히 이성을 회복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기초단체 간의 갈등을 조정, 해소해야할 책무를 가지고 있는 도 및 도의회가 오히려 청주·청원권 주민과 다른 지역주민 간에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청원 통합에 대하여 별 관심도, 영향도 없을 다른 지역 주민의 여론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통합을 무산시켜 보려는 저의임은 물론이다. 이날 성명에서는 김재욱 충북도 자치행정국장과 조방형 청원군의회 통합여부특별위원장이 청원군수 출마를 하기 위해 통합을 반대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두 사람은 현재 각각 통합관련업무의 책임자로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해명은 물론 그 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당연한 처사라고 본다. 또한 분명히 말해두지 않으면 안 될 것은 위 두 공직자의 출마설 외에도 통합반대에 목소리를 높이는 여타지역 군수 또는 도의회의원들이 모두 차기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행동이라는 지적에 자유로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대들의 유권자는 그렇게 호락호락 만만치 않다. 한편 이원종 지사는 지난번에 이어 이날도 청주·청원 통합이 충북 전체에 미치는 향이 중대한 만큼 도의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도의회는 청주·청원 이외 도민 의견이 중요하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괴산군을 둘로 쪼개 증평군을 만들 때도 그렇게 했는가? 아니면 자치단체를 분할하는 것은 충북전체에 영향이 없고 통합의 경우에만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충북도는 분할전문업자(?)인가? ‘내가 하면 로맨스, 네가 하면 불륜’이라더니, 충북도가 원하는 분할은 로맨스이고 군수자리 하나 줄어드는 통합은 불륜이란 말인가? 최근 충북도와 변재일 국회의원 등이 대덕특구에 오창·오송단지를 포함시키고자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 그 대덕특구를 안고 있는 ‘대덕연구단지’가 본래는 ‘청원연구단지’였다는 것이다. 처음 연구단지 조성계획을 세울 때, 정부는 충청북도에 배정, 청원군 지역에 조성코자 했는데, 당시 충북지사가 이런저런 핑계로써 거절하는 바람에 충청남도로 넘어갔고, 그래서 당시 대덕군 지역에 연구단지가 조성, ‘대덕연구단지’가 됐다는 것이다. 만약 그 때, 토지수용 등 골치 아픈 과정이 있더라도 ‘청원연구단지’를 조성했더라면 오늘날 대덕단지 포함을 애걸복걸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며, 청주권 내지 충북의 발전양상이 훨씬 달라졌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 경부선 철도 부설 당시 청주와 공주가 철로부설을 반대해 오늘날의 대전이 생겨난 것도 마찬가지로 후회막급한 일인데, 이제 행정복합도시, 오송분기역 등 신충청권시대가 도래한 절호의 지역발전 기회를 또다시 놓칠 수는 없다는 주장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현재의 청주시는 더 이상 발전의 여지가 없으며, 청원군으로서는 역부족이라는 게 정설이다. 행정구역이 다른 두 자치단체가 협조하여 추진할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행정의 속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더욱 기초자치단체 간 첨예 게 빚어지는 갈등에 대해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충북도의 역량을 보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청주·청원 통합을 반대하는 충북도의 입장이나 여타 시·군지역의 상대적 빈곤감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모든 기초자치단체가 산술적 평균을 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언제까지 이러한 비이성적인 일로 지역발전의 절호의 기회를 무산시킬 것인가! 혹자는 청주·청원 통합으로 인해 충북도의 존립근거가 없어지고, 여타 시군이 더욱 위축되며, 광역청주권의 편중이 더욱 심화된다고 주장한다. 인구집중이 심화된다는 지적은 옳다. 그리고 인구편중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도내 각 시군이 고루 특성을 갖추고 잘사는 균형발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기에 충북도는 물론, 통합 청주시 역시 도내 각 지역과 연계한 균형발전에 대한 책무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청주시를 꼭 동여매 놓고 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여타 시·군의 인구가 증가할까? 더 이상 줄지는 않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도시로 갈 인구는 어디로든 갈 것이다. 청주가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다면 대전이든 천안이든 공주든 행정복합도시든 아니면 수도권이든 어디로든 갈 것이다. 충북전체의 인구는 계속 감소할 것이며, 그러면 그렇게 염려하는 충북도의 존립근거가 휘청거리지 않겠는가? 아니, 통합이 아니 되어도 청주·청원권 인구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청원권의 난개발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당장 수년 내 오창, 오송 신도시가 독립할 것인데, 지금 두 개 자치단체 간에도 협력이 안 되는 상황에서 네 개, 다섯 개 자치단체만 양산해서 어떡하겠다는 것인가. 또 오창, 오송이 빠져나간 청원군 내의 미원, 낭성, 가덕 등 농촌지역은 어찌 해야 될까? 청주·청원 통합이 이뤄지면 도내 타 지역에서 유입되는 인구도 없지 않겠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전국각지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리되면 충북전체 인구는 현재보다 증가하게 되는 것이고, 충북도의 존립근거는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결국 어떤 결과로 나타나도 청주·청원 통합의 당위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한편에서 우려하는 청주광역시 독립 우려도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제주도는 이미 지난달에 1도 2시2군에서 1도 2시로 통합이 결정됐고, 광주·전남이나 대구·경북 등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인구 100만이 넘는 수원,성남 등의 기초 자치단체도 여럿 있다. 다만 현재 추진중인 인구50만이 넘는 특정시(특례시)제도로도 얼마든지 도에서 독립하지 않고도 자기 지역을 보다 발전시킬수 있다고 들 하지 않는가? 또, 여야는 전국의 행정체계를 70~80개로 광역화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하지 않는가? 자치단체의 광역화는 시대의 추세, 대세임을 알아야 한다. 자, 이제 끝으로 우리고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지도자 여러분께 당부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우리고장은 과거에도 몇 차례 지역발전의 호기를 놓친 경험이 있다. 이제 또다시 찾아 온 우리 시대 최고의 호기를, 지도자 여러분의 감투놀음 때문에 놓칠 수는 없다. 오늘아침 뉴스에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충북도와 도의회가 서로 발표를 미루는 모습을 보면서,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 육두문자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이 글을 마무리 하고 있다. 개인의 영달과 당리당략, 소지역주의의 이해득실 때문에 우리 고장의 발전기회를 상실할 순 없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제주도를 제외하고 가장 작은 지역세를 가진 우리 고장 ‘충청북도’가 이제 한 단계 도약할 절호의 찬스를 우리는 스스로 지켜 나아갈 것이다. 이를 가로막는 그 누구도 역사와 후손 앞에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