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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재추진과 국민소득 3만달러 함수론
작성자	고**	작성일	2005.01.25.	조회수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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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원안 재추진\'이 을유년 새해를 맞아 우리 사회의 화두다. 정치권은 그동안 불신의 대립각에서 벗어나 신뢰를 통한 행정수도 건설을 주장하고 있고 시민 사회단체 등에서도 정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행정수도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주창하는 화두가 행정수도 재추진 인것은 위헌 결정 이후 정치적인 갈등과 세대간의 반목으로 희망과 설렘은 간 곳 없이 불안과 초조함이 엄습하고 있고, 행정수도의 근본 취지를 잃을까 봐 좌불안석 속에허송세월만 보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사회적인 갈등과 경제적 위기의 실체는 행정수도의 위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사회의 불신에 대한 진원지가 정부에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경제계 CEO들이 정부의 정책을 믿지 않고 불신의 주변에서 겉도는 것도 문제다.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하면 정부의 모든 정책이 사상누각(砂上樓閣)이 될 것이 뻔하고 정부가 기업과 국민들에게 믿음을 받지 못하면 어떠한 정책도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없다. 국민들은 을유년 새해를 맞아 정부와 정치권에 강한 톤으로 행정수도 구축을 내 뱉고 있다. 국가 균형발전이란 대명제 아래 정부와 정치권이 합의해 추진된 신행정수도 건설이 그들 자신들이 뒤엎어 놓는 행태에서 비롯된 화두이다. 어처구니없는 형국이지만 선량한 국민들은 그들을 매서운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 공자는 믿음과 식량, 군대가 국가의 3대 구성 요소라고 주장하고 그 가운데 믿음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손꼽았다. 신행정수도 건설의 추진과 관련, 논어의 \'民無信(민무신)이면 不立(불립)\'(백성이 믿지 못하면 나라가 설 수 없다)이라면서 신뢰 구축을 촉구한 한 지역단체장의 발언을 국회 행정수도 특위위원들은 헤아려야 한다. 국민의 민심이 폭발하기 이전에 공자가 주장한 국가의 존립은 신뢰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말이다. 정부와 열린 우리당이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으로 청와대와 외교·안보부처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앙부처를 이전하는 ‘행정중심도시’를 대안으로 채택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여당이 며칠전만 해도 청와대를 제외한 모든 부처가 이전하는 행정특별시안을 당론으로 정했다고 밝힌 점을 상기하면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여당이 행정중심도시를 공식화함으로써 겉으론 행정특별시안을 내세우면서도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해왔음이 드러났다. 이래서야 정부·여당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을 아니할 수 없다. 행정수도 후속대안 마련을 정부·여당의 의지대로만 할 수 없음을 모르지 않는다. 상대해야 할 야당이 있고, 행정수도건설 반대세력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국가대사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행정수도 건설은 어느 특정지역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며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해소를 위한 핵심사업이다. 헌법재판소의 어이없는 위헌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국가발전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 행정수도건설 아닌가. 따라서 정부·여당은 어떤 어려움을 극복하고서라도 행정수도 건설을 원안대로 추진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는데 과연 그랬는가. 행정수도 건설 반대세력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얼마나 벌여왔는가. 더 큰 문제는 제대로 된 행정수도 대안을 마련하려는 정부·여당의 의지가 더욱 약화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은 현재 정부·여당의 행정수도 대안마저 안중에도 없다. 경제부처 이전까지도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한나라당을 정부·여당이 과연 설득할 수 있을까. 이러다 행정수도 대안마저 흐지부지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행정수도 후속대책을 논의하는 국회 \'행정수도\' 특위의 시각 자체가 해법의 본질과는 엇나가고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 특위는 \'행정수도 원안\' 재추진을 원하는 대다수 국민 및시민 사회 단체와 \'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수도권 양자의 요구를 절충하는 선에서 대안을 확정짓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행정수도 건설은 수도권 일극 집중에 따른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토 균형발전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추진한 국가 사업이다. 비록 위헌 결정에 따라 국회 특위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기에 이르렀지만 그 근본 정신과 해법만은 변하지 말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간 후속대책 회의에서 드러났듯 중앙부처 이전 규모를 정치적 흥정거리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물론 정부정책을 믿고 따르다 선의의 피해를 입은 연기·공주지역민을 위해 기존 행정수도 예정지 2160만평을 정부가 매입하고, 이곳에 자족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것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양식있는 단체 및 국민들이 또다시 원안 추진을 천명한 것은 행정수도 건설이 국가 발전 성장동력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행정수도 원안과 멀어질수록 국가 균형발전 정책, 지방분권, 동북아 경제 중심 프로젝트 등도 상당 부분 훼손이 불가피하고, 국가 경쟁력 향상도 더뎌질 수밖에 없다. 이런 근본적인 발상 아래에서 대안을 도출해 내지 않는 이상 국민적 합의 또한 이끌어 내기 어렵게 된다. 수도권 일각에서 벌써부터 중앙부처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뭔가. 국회 특위는 대국적인 견지에서 행정수도 문제를 풀어 가려는 근본적인 시각부터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를 숨 가쁘게 달성했지만 1만 달러의 턱에서 힘든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 국민소득 1만 달러까지는 소비재 중심의 전통 제조업이 이끌었다면 2만~3만 달러에 다다르게 하는 것은 지식정보사회에 적합한 첨단 정보산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행정수도는 이미 그 중심 역할에 와 있다. 행정수도는 우리의 국민소득 2만~3만 달러 시대를 이끌 성장 동력으로 큰 틀의 구도로 접근돼야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였든 지역적 이기주의였든 그 사안에 대한 옳고 그름은 이제 의미가 없다. 그 논란 자체가 지역적 한계를 자인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