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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 방청기

작성자

서**

작성일

2006.12.12.

조회수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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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없음

전국 최초, 지자체에서 아토피 관련 예산 수립!

도의회에서 아토피 관련 예산 삭감 위기!!

-충북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 방청기

12월 8일 오후, 난생 처음으로 도의회 예결위(예산결산위원회) 방청을 하게 되었다. 어렵사리 올린 아토피 관련 예산이 삭감될 위기라는 소식 때문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번 예산은 정말 발품을 팔아 어렵게 만든 예산이었다. 이를 위해 청주지역 초등학생 학부모 1,405명의 설문조사를 하였다. 설문 결과는 곧바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고, 지역에서 아토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지역의제임이 확인되었다. 설문조사 결과 한 집 건너 한 집에 아토피 어린이가 있음을 확인했으나 정밀한 실태조사로 보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그래서 5.31지방선거 시기에는 후보들에게 질의하여 적극적 해결을 약속받았으며 그 후에도 수차례의 질의와 관련 공무원들과 간담회를 통해 아토피 문제 해결에 지자체가 적극 나설 것을 설득해나갔다. 그 과정에서 도내 아토피 질환자에 대한 실태조사와 아토피 예방 및 홍보자료 제작, 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 아토피 질환자들에 대한 치료비 지원 등의 예산 수립을 요구하였다. 이번에 도의회에 제출된 3천만원의 예산은 이런 과정을 거쳐 신설된 실질적인 주민참여예산이었다.

그러나 12월 1일 열린 도의회 교육사회위원회(복지환경 관련 상임위원회)에서는 담당공무원들의 답변이 미비했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 결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통상 상임위의 의견을 존중하는 방향에서 예결위 결정이 되기에 그 결정은 반여성적이고 심각한 문제였던 것이다.

사실 예결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넘어가면 어쩌나 하고 무척이나 고심하며 도의회 특별위원회 회의실에 들어섰다. ‘2007년도 세입세출예산안 및 수정예산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지고 4시쯤 한 여성의원으로부터 아토피 관련 질의가 나오게 되었다. 어찌나 다행스럽던지……. 그러나 질의응답을 지켜보면서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질의응답을 간단하게 그대로 옮겨보도록 하겠다. 속기사가 아니기에 미묘한 조사의 사용까지 기록하지 못하겠지만 그것이 상황의 이해를 돕는데 나을 것 같다.

Q1 : A1에게 질의하겠다. 아토피성 질환 연구 용역에 대해 단체 반발이 있어 다시 확인하겠다. 아토피가 환경성 질환이라고 생각하느냐?

A1 : 아이들에게 많이 발병하고 있고, 원인 규명이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환경으로부터 온다고 알고 있다. 환경부도 조사 확인을 못했기 때문에 우리 도에서 조사하고 대책 수립을 위해 (예산을 수립)했다.

Q1 : 환경성 질환이라고 한다면, 약품이나 수질, 환경오염으로부터 발병하는 것이라는 것인데, 연구조사 용역을 충북대 피부과로 할 수가 있는 거냐. 대기, 화학약품, 수질 등 종합적인 조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또 그런 조사를 하려면 3천만원으로 그것이 되냐?

A1 : 환경부도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다. 충북대로 확정한 것이 아니고 피부쪽 3차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그리 올려놓은 것이다.

Q1 : 바로 그런 사업방식에 대한 질타를 한 것이다. 그런 임상실험으로 되는 것이냐. 환경부에서 2007년도부터 지역당 400명을 대상으로 천식, 아토피 등에 대한 조사를 3개년 계획으로 환경개선특별회계 9억을 세워 도시, 농촌 등 조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3천을 올린 것은 면피성 아니냐? 단순히 피부과 환자 몇 명인지 알아보려고 하는 것이면 건강보험에 아토피 유아 등 환자가 몇 명인지 확인하면 금방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런 환경부의 계획 등에 대한 조사도 없이 3천만원을 올린 것은 충대 의사들 돈 벌어주는 거 아니냐. 이런 판단에 본인 뿐 아니라 교사위 의원들이 동의하여 삭감한 것이다. 여기에 대해 답변해 달라.

A1 : 용역을 충대로 하는 건 결정된 것이 아니다. 원인물질 등을 조사하고 예비대책을 의뢰하려고 했던 것이다.

Q1 : 환경성질환인데, 의사적 진단이나 조사로는 안 된다. 화학물질, 대기, 수질오염 등 조사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가 같이 하겠다고 하는데 이렇게 올린 것은 타당성이 부족하다. 예산낭비적 요소라고 판단해서 삭감한 것이다.

A1 : 환경성 질환이라거나 보고된 바가 아무 것도 없다. 환경부가 조사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도 자체 계획 수립의 필요에 따라 한 것이다.

Q1 : 그냥 해야 된다는 소리를 듣기 위한 계획은 예산낭비성이다.

Q2 : 관련해서 보충 질의하겠다. 정부에서 9억 조사를 한다고 들었다. 3천으로는 정부 조사 같은 용역은 안 된다. 아토피성 질환자에게 혜택이 가게 해야 한다. (정부의 계획에 대한 조사 없이) 먼저 짠 것은 도의 잘못이다.

A1 : 앞서가기 위해 세운 것이다.

A2 : 피부병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의학적 문제만이 아니다. 이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9억을 세웠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나눠보면 부족한 것이다. 충북에서 먼저 환경성 질환의 원인도 조사하고 대비하기 위해 한 것이다. 개인병원에 가도 치료도 안 되고.... 의학적 연구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행정적으로 대비하는 게 옳다. 3천만원을 치료비로 하는 것은 안 된다. 지금도 치료비는 건강보험에서 하고 있는 것이고, 우선 원인을 조사하고 대처하는 것이 맞다. 도의 책임이 중하다.

Q2 : 건강 보험에서 하고 있더라도(?) 별도 지원 의향이 있냐.

A2 : 원인 처방에 따른 대응이 옳다.

애초 도청 담당자들의 정책 의지가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의심했던 나는 “아토피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며 의학적 연구뿐 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행정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옳다”, “도의 책임이 중하다”고 말한 대목에서는 오히려 담당 국장의 공감적 표현에 적잖이 감동까지 했다.

반면 의원들의 질의에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토피가 환경성 질환이 맞는지 여러 차례 묻는 것에서 ‘그럼 아토피가 환경성 질환이 아니라는 얘기야?’ 싶은 생각이 들게 했고, 그러면서도 환경성 질환이 맞다면 종합적인 조사가 필요한데 3천을 올린 것은 면피성 예산이 아닌지 이야기할 때는 ‘그렇지, 그런 예산으로는 턱도 없지. 예산을 너무 적게 올렸다고 책망하는 군’ 했다. 그러나 정부 계획과 별도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을 올린 것은 타당성이 없고 예산낭비성이라고 강하게 질타한 대목에서는 아토피에 대해 너무 무지하고 여성들의 고통에 공감할 줄 모르는 의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러웠다.

정부에서뿐 아니라 지자체에서 지역의 문제에 대해 실태를 조사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것,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지자체의 의무이다. 사실 그 동안 아토피 문제에 대해서 지자체가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었던 것이 문제이지 부족하나마 의지를 가지고 시도하는 것을 책망하거나 아예 시도 자체를 꺾는 것은 무리가 있다.

더구나 그 의원이 여성이라는 사실에서 안타까움과 함께 분노가 일었다. 이유는 그녀가 여성단체 활동가 출신의 여성의원이라는 데 있었다. 여성이면서도 여성 의제에 대해 공감할 줄 모르는 태도는 정치활동에 참여하려는 많은 여성들이 경계해야 할 품성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사실 아토피는 여성 의제 중에서도 실질적 요구에 속한다. 가족 중에 특히 어린이 아토피 환자가 있는 경우, 온 집안은 먹는 것에서부터 치료까지 온 신경이 아토피로 쏠리게 되고 그 하중은 고스란히 여성에게 부과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때문에 지구를살리는청주여성모임에서는 아토피와 식품안전을 위한 부모모임을 구성하고 실태조사부터 정책요구까지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다음 주 화요일(12일)쯤 예결위에서 최종적인 결정이 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성으로서, 그리고 아토피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로서 이 문제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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