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발언대 글보기, 각항목은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내용으로 구분됨
눈물의 정년퇴임, 감동의 교육현장
작성자	권**	작성일	2005.02.28.	조회수	1655
첨부	조회된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41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는 한 교장의 정년퇴임식장에 눈물과 사랑이 넘쳐 참석자들의 가슴이 감동으로 물결치게 했다. 지난 26일 충북 청주시 남평초등학교 강당에서는 올해로 교단에 선지 41년째인 서병익 교장선생님에 대한 송공식이 개최됐다. 이날 송공식에는 충북교육감, 교육위원회의장, 청주교육대 총장, 서 교장의 제자들, 동료 교장, 교직원 등 400여명이 참석해 웬만한 유명인사의 행사보다 북적거렸다. 서 교장은 퇴임 인사말에서 “저는 제자들에게 죄를 많이 지었습니다. 속상할 일이 있거든 이 자리를 통해 다 잊어 주시길 바란다”고 말해 제자들에게 그동안 자신이 저지른 허물에 대해 용서를 비는 낮은 모습을 보여 교육자로서의 모범이 될 만하다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서 교장은 20여 분간 인사말을 하며 세 번이나 눈물을 흘리며 “천직으로서의 교직”이었음을 강조해 참석한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고, 마지막 스승의 모습을 지켜보는 제자들에게 교사의 본연의 자세에 대한 가르침을 내리는 스승의 따뜻한 마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서 교장의 제자인 현 청주교대 부속 초등학교 이기선 교사는 사은의 인사말을 통해 “선생님과의 만남은 지금부터 18년 전 선생님께서 청주교대부설초등학교에 부임하시고 부터였다”며 “5∼6학년 국어과 교과지도를 담당하시고 우리 6학년 담임을 하셔서 매일처럼 5개 반을 순회하시며 재미있는 이야기와 우리들의 꿈이 있는 글짓기, 그리고 동극 같은 여러 장르의 국어 수업을 아주 재미있게 하셨다”고 어린 학생시절을 회상했다. 또 “독서나 수업기술이 뛰어나 교육부지정 연구학교 발표 때나 교생실습 때면 지정수업을 수없이 했던 기억이 난다”며 “흥미 있는 수업, 내실 있는 알찬 수업에 늘 최선을 다하시며 학생들이 문제를 찾고 스스로 해결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해주셨기에 우리들은 수업시간이 지루한지 몰랐고 참관하신 모든 분들도 감탄하시곤 했다”고 떠나는 스승을 아쉬워했다. 이 교사는 “그땐 선생님의 수업이 얼마나 많은 준비가 필요한지, 얼마나 앞서가는 선진 수업방식이었는지, 그 수업을 위해 선생님께서 몇 날 며칠을 연구하고 계발하셨는지 감히 상상조차 못했었다”고 교사된 지금에야 스승의 고마움과 노력을 알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이 교사는 이어 “선생님은 한자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18년 전에 이미 한자지도에 힘쓰셨고 여가 시간이면 노래와 ‘에델바이스’, ‘레드리버 골짜기’ 등 영어노래도 지도해주시며 우리들이 다른 친구들보다 앞서가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침을 내려주셨다”며 “수십 년이 지난 오늘에도 그때 그 시절, 초등학교 때의 기억은 새롭고 늘 그립기만 하다”고 못내 아쉬워했다. 이 교사는 마지막으로 “뵈올 때마다 늘 ‘너희들에게 미안했다, 못난 담임이었지?’ 하시며 미안한 표정이시지만 선생님이 우리들을 얼마나 사랑하셨고 앞날을 염려하셨는지 잘 알기에 우리는 선생님이 무작정 좋았다”며 “그런 추억 속에서 우리는 초등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그립고 즐겁기만 하다”고 그리움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날 퇴임한 서 교장은 1964년 청주교육대학을 졸업한 이래 유리, 각리, 오창, 남성, 중앙, 오갑, 청룡, 청주교대부설, 석교초등학교 등 무려 27년11개월 동안 평교사로 후학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대한 남다른 정열을 쏟아 부었다. 3년 동안의 교감과 4년여 동안의 연구사와 장학사 생활을 통해 교육현장의 행정 감각을 익혔고, 5년 이상의 교장생활에서도 남 못지 않게 교육현장에서의 경영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또 스스로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1997년에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하는 등 배움을 향한 열의도 제자들 못지 않게 강했다. 그 결과 서 교장은 예능지도 및 우수교사 교육장상을 8차례나 수상했고, 청주시장상 1회, 충북교총 및 한국교총회장 표창 10회, 교육감상 7회, 교육부 장관상 2회 수상하는 등 눈부실 정도의 수상경력을 쌓았고 황조근정훈장을 서훈하는 등 교육자로서의 국가공헌도도 인정받았다. 비록 서교장은 교단을 떠나지만 그의 제자들이 남은 교단은 여전히 희망이 넘칠 것이기 때문에 그의 빈자리는 곧 채워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28일자로 청주교육청은 초등65명, 중등33명 등 모두 98명이 정년 퇴임했다. 중부뉴스 권중섭 기자